공유

제146화 본색을 드러내다

내가 도착했을 때쯤 정아는 입원 병동 여기저기서 사람을 찾고 있었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차마 서란이 어디 있는지 말할 수 없었다.

노성민은 그 옆에서 애원하듯 그녀를 달랬다.

“정아야, 너 이러다 다쳐! 우리 그냥 집에 가자, 응?”

내가 온 것을 본 노성민은 생명선이라도 찾은 듯 냅다 손을 흔들었다.

“여기요, 여기!”

나는 달려가서 정아의 손목을 잡았다.

“정아야, 이 늦은 시간에 병원에는 왜 왔어?”

나를 보는 정아의 눈에는 분노와 안타까움이 섞여 있었다.

“지영아, 내가 너 대신 그 미친년 교육 좀 하려고. 오늘 사과 영상이랍시고 개소리 지껄이던데 보는 내내 역겹더라 진짜!”

“그래그래, 일단 화 좀 풀고 노성민 따라서 집에 들어가. 나도 서란 그 일에 대해서는 다 생각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는 정아의 손을 잡으며 그녀의 임신한 배를 바라봤다. 그 배를 보는 순간 나는 유산된 내 아이가 생각나면서 가슴이 아파 났다.

정아는 끝까지 집에 가려 하지 않았고, 내가 한참을 설득 끝에야 계단 쪽에 가서 앉더니 짜증 섞인 말투로 노성민을 불렀다.

“나 망고스틴 먹고 싶어!!”

“그래, 금방 갔다 올게, 여기서 기다려!”

노성민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바로 망고스틴 사러 갔다.

노성민이 떠난 뒤 나는 정아와 함께 앉아서 기다렸다. 정아는 한참을 걸어 다닌 지라 그녀의 체력도 바닥이 난 듯 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고, 마음 한편으로 따뜻함을 느꼈다. 비록 나는 외동딸이지만, 나한테는 정아, 민정이, 세희가 있어 마치 친자매가 있는 듯 든든했다.

정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영아, 너 너무 어리석은 거 아니야? 임신했으면 배인호한테 말하지, 서란 그년이 편안하게 살게 내버려 두려 했어?”

“원래는 배인호랑 다시 엮이지 않으려고 아이 혼자 키우려고 마음 먹었거든, 근데 생각지 못하게... 그리고 처음에는 임신한 사실도 모른 채 감기약이나 진통제도 먹었어. 의사 선생님도 미리 나한테 아기가 건강할지 장담 못 한다고 했고...”

나는 쓴웃음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